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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돌보면 더 힘들지 않을까요? (부모님이 더 건강해지신 이유 · 저녁이면 먼저 잠드시는 모습 · 이야기 놀이와 두뇌 건강)
seniorwo 2026. 10. 13. 04:09
"손주 보는 게 얼마나 힘든데, 괜히 부모님 고생시키는 거 아니야?" 아이를 부모님께 맡길 때 많은 분들이 이런 걱정을 하십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연세 드신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는 것이 죄송하기도 하고, 혹시 몸이 상하시지는 않을까 마음이 쓰였지요. 그런데 막상 지켜보니 생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손주를 돌보시면서 달라진 저희 부모님의 모습을 자녀의 눈으로 나눠 보려고 합니다.
1. 손주와 놀면서 오히려 건강해지셨습니다
손주를 돌보면서 저희 부모님께서는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믿기지 않았는데, 곁에서 지켜보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몸을 움직이는 양이 확 늘었습니다. 손주와 놀아 주기 위해 앉았다 일어났다, 따라다니고, 안아 주고, 함께 산책을 나가는 등 다양하게 움직이셨습니다. 일부러 운동을 하려고 하면 잘 안 되는데, 손주와 놀다 보면 하루 종일 자연스럽게 몸을 쓰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 감정을 많이 느끼셨습니다. 손주가 웃고, 안기고, "할머니", "할아버지" 하고 부르는 순간마다 부모님 얼굴이 환해지셨습니다. 몸은 조금 힘드실 수 있지만, 그 즐거운 마음이 오히려 부모님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웃을 일이 많아지니 표정도 밝아지시고, 목소리에도 힘이 생기셨습니다.
2. 잠 못 드시던 부모님이 저녁이면 먼저 주무십니다
특히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잠입니다. 부모님은 나이가 드시면서 잠드는 것을 힘들어하셨습니다. 밤늦도록 뒤척이시거나, 새벽에 일찍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시는 날이 많았지요.
그런데 손주와 놀아 주고 나면 저녁때 먼저 잠들어 계신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낮 동안 손주와 함께 몸을 많이 움직이고 마음도 즐겁게 보내시니, 밤에는 자연스럽게 피곤이 몰려와 쉽게 잠드시는 것 같습니다. 13번 글에서 낮잠 이야기를 하며 '낮에 열심히 움직인 날은 밤잠도 잘 온다'고 말씀드렸는데, 부모님을 보며 그 말이 맞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잠을 잘 주무시니 다음 날 아침 컨디션도 좋아지셨습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잘 자고 잘 움직이는 생활이 부모님의 건강을 지켜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손주와의 이야기 놀이가 두뇌 건강에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손주가 좋아하는 것을 기억해 주고,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쳐 가며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손주가 어떤 만화 주인공을 좋아하는지, 어떤 간식을 좋아하는지, 지난번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부모님은 하나하나 기억해 두셨다가 다음에 만날 때 꺼내십니다. 또 손주가 "그다음엔 어떻게 됐어?" 하고 물으면 즉석에서 이야기를 이어 가시지요. 이렇게 기억하고, 상상하고, 말로 풀어내는 과정이 머리를 계속 쓰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손주를 돌본다고 치매를 막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사람과 어울리고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것을 떠올리는 활동이 두뇌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부모님을 곁에서 보면, 손주와 보내는 시간이 그런 활동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시간이 잘 가고, 삶에 활력이 생깁니다
부모님께서는 손주를 봐 주다 보면 시간이 그렇게 잘 간다고 하십니다. 예전에는 하루가 길고 심심하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손주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시고, 손주가 가고 나면 그날 있었던 일을 한참 이야기하십니다.
몸이 조금 힘든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그래도 손주가 생기면서 삶의 활력소가 되는 부분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돌보고,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 자체가 부모님께 큰 기쁨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 은퇴를 하고 자녀들도 독립하면서 '내가 할 일이 없어졌다'는 허전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그런데 손주를 돌보는 시간은 부모님께 매일 해야 할 일과 기다려지는 일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이유가 생기고, 오늘은 손주와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시는 모습을 보면 하루하루가 한결 생기 있어 보입니다.
이런 점은 꼭 챙겨 주세요
- 허리와 손목 지키기 아이를 들 때는 허리만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혀 몸 가까이 붙여 들어 올리세요. 한쪽 팔로만 오래 안지 말고 양팔을 번갈아 쓰거나 아기띠를 활용하세요.
- 넘어지지 않게 아이를 쫓아다니다 넘어지는 일이 많으니 바닥의 장난감을 자주 치워 주세요.
- 혼자 다 떠맡지 않게 쉬는 날을 정하고 가족이 역할을 나눠야 합니다. 돌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기쁨보다 피로가 커질 수 있습니다.
- 부모님 건강도 함께 손주를 돌보느라 부모님의 병원 진료나 운동, 건강 검진이 밀리지 않도록 자녀가 함께 챙겨 주세요.
- 약은 높은 곳에 부모님이 드시는 약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손주 돌봄이 부모님께 부담이 되지 않을까요?
몸이 힘드실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매일 맡기기보다 시간과 요일을 정해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돌봄은 부모님께 활력이 되지만, 지나치면 부담이 됩니다.
Q. 손주를 돌보면 정말 치매 예방이 되나요?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기억하고, 대화하고,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두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많고, 손주와의 시간에는 그런 활동이 자연스럽게 들어 있습니다.
Q. 자녀로서 무엇을 해 드리면 좋을까요?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전하고, 부모님이 쉬실 수 있는 날을 꼭 만들어 드리세요. 그리고 부모님의 건강 검진이나 병원 일정을 함께 챙겨 드리면 큰 힘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