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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된 물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시나요? 많은 분들이 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실 텐데요,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같은 물 한 잔이라도 찬물이냐 따뜻한 물이냐에 따라 하루 컨디션이 꽤 달라진다는 것을 겪어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장이 예민한 제가 아침 물 습관을 바꾸고 나서 느낀 점을 나눠 보려고 합니다.

 

1. 마흔 살까지 이어진 찬물 습관

예전에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정수기에서 찬물부터 받아 마셨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속이 좀 답답한 느낌이 있었는데, 찬물을 한 컵 마시면 그 답답함이 시원하게 풀리는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나이 마흔이 될 때까지, 아침 첫 물은 늘 찬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찬물로 아침을 시작한 날은 하루 종일 배가 말썽이었습니다. 일상생활 중에 찬 것을 조금만 마셔도 금방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이라 처음에는 물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비슷한 일이 반복되다 보니 아침에 마신 찬물이 원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원래 장이 예민한 편입니다. 조금만 자극이 와도 배가 먼저 반응하는 체질이라, 밤새 비어 있던 속에 차가운 물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것이 저한테는 생각보다 큰 자극이었던 것 같습니다.

 

2. 미지근한 물로 바꾸고 달라진 하루

그래서 그 뒤로는 가급적 아침에 일어났을 때 따뜻한 물이나 정수를 마셨습니다. 같은 정수기라도 찬물 버튼 대신 온수와 정수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바꾼 것이죠.

그렇게 바꾸고 나니 하루가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신기했던 것은 낮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두 잔 넘게 마셔도 딱히 배가 아프거나 불편한 느낌을 잘 받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찬 음료를 아예 끊은 것도 아닌데, 하루의 첫 물을 바꾼 것만으로 이런 차이가 난다는 게 저도 놀라웠습니다.

돌아보면 아침의 첫 물은 하루 동안 장이 어떻게 지낼지 정해 주는 출발점 같은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빈속을 부드럽게 깨워 주면 그 뒤에 들어오는 음식이나 음료에도 덜 예민하게 반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3. 정수기로 반반 타서 바로 마시기

찬물이 누구에게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고, 찬물을 마셔도 아무렇지 않은 분도 많습니다. 다만 저처럼 장이 예민하거나 배가 자주 불편한 분이라면 아침 물의 온도를 한번 바꿔 볼 만합니다.

제가 가장 편하게 느낀 방법은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 반, 정수 반을 받아 섞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따로 물을 끓이거나 식힐 필요 없이 바로 마시기 좋은 미지근한 물이 됩니다. 바쁜 아침에도 버튼 두 번이면 끝나니 귀찮아서 거르는 일이 없습니다. 그 밖에 해 보면서 편했던 방법은 이렇습니다.

  • 온도는 손으로 확인하기 컵을 잡았을 때 따뜻하다고 느껴지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온수를 너무 많이 넣으면 입안과 식도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뜨겁다 싶으면 정수를 조금 더 넣으세요.
  • 한 번에 들이켜지 않기 밤새 비어 있던 속에 물을 한꺼번에 붓기보다, 몇 모금씩 천천히 나눠 마시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 정수기가 없다면 전기포트로 끓인 물에 생수를 반쯤 섞어도 됩니다. 비율은 같습니다. 뜨거운 물 반, 찬물 반이면 바로 마실 수 있는 온도가 됩니다.
  • 찬 음료는 식사 뒤에 아이스커피처럼 찬 음료가 당길 때는 빈속보다 식사를 한 뒤에 마시는 것이 배에 덜 부담됩니다.

 

이런 분은 조심하세요

아침 물 한 잔은 대부분 좋은 습관이지만, 몇 가지는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심장이나 콩팥이 좋지 않아 병원에서 물 마시는 양을 정해 준 분은 그 양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또 배가 아프거나 설사하는 일이 몇 주 넘게 계속되거나, 변에 피가 비치거나, 이유 없이 살이 빠진다면 물 온도의 문제가 아닐 수 있으니 미루지 말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보세요. 나이가 들면 목이 마른 느낌이 둔해지기 쉬우니, 목이 마르지 않아도 하루 중간중간 물을 챙겨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침에 찬물을 마시면 꼭 배탈이 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찬물을 마셔도 괜찮은 분이 많습니다. 다만 장이 예민한 분은 빈속의 찬물이 자극이 되어 배가 불편할 수 있으니, 본인 몸의 반응을 살펴보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Q. 따뜻한 물은 얼마나 따뜻해야 하나요?

마셨을 때 뜨겁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정도면 됩니다. 정수기에서 온수와 정수를 반씩 섞으면 대개 이 정도 온도가 됩니다.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물은 오히려 입안과 식도를 상하게 할 수 있으니 피하세요.

 

Q. 아침 물은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요?

한 컵 정도를 천천히 나눠 마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억지로 많이 마시기보다 하루 동안 꾸준히 나눠 마시는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며

마흔 해 가까이 이어 온 찬물 습관을 바꾼 것은 아주 작은 변화였지만, 장이 예민한 저에게는 하루를 편하게 보내는 큰 차이가 되었습니다. 거창한 건강법보다 내 몸이 편한 쪽을 찾아 꾸준히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습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은 아침에 어떤 물로 하루를 시작하시나요? 찬물파인지 따뜻한 물파인지, 혹시 저처럼 바꿔 보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

 

※ 이 글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계속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세요.